당뇨병 합병증이 많을수록 우울·불안 위험도 커진다
![]() |
| 최신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이 많아질수록 우울, 불안, 당뇨병 관련 스트레스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당뇨병 관리에서 혈당만큼 중요한 것은 마음 건강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최신 연구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뿐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을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합병증이 늘어날수록 우울감이나 불안, 그리고 당뇨병 자체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함께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합병증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여러 심리적 문제를 동시에 경험할 가능성이 약 2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우울증이나 불안만 따로 살펴본 것이 아니라, 우울·불안·당뇨병 관련 스트레스를 함께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만성 합병증이 많을수록 이러한 심리적 문제가 겹쳐 나타나는 '다중 심리사회적 부담(Multi-psychosocial burden)'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뇨병 합병증은 왜 마음 건강까지 영향을 미칠까?
당뇨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망막병증, 신장병, 신경병증, 심혈관질환, 당뇨발 같은 만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은 단순히 신체 기능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통증, 활동 제한, 치료 부담,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동반한다.
기존 연구에서도 우울증이나 불안이 당뇨병 환자에게 흔하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여러 심리적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는 양상과 합병증의 개수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빈틈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172명의 당뇨병 환자를 분석해 확인한 핵심 결과
연구에는 제2형 당뇨병 성인 172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우울증(PHQ-9), 불안(GAD-7), 당뇨병 관련 스트레스(Diabetes Distress Scale)를 평가받았으며, 이 가운데 두 가지 이상에서 기준을 넘으면 다중 심리사회적 부담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전체 참가자의 16.9%가 두 가지 이상의 심리적 문제를 동시에 경험했다.
- 전체의 47.7%는 하나 이상의 만성 합병증을 가지고 있었다.
- 합병증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다중 심리사회적 부담 위험은 약 1.92배 증가했다(adjusted OR 1.92).
- 합병증이 없는 사람의 다중 심리사회적 부담은 8.9%였다.
- 합병증이 1개인 경우에는 19.2%였다.
- 합병증이 2개 이상인 경우에는 37.9%까지 증가했다.
즉, 합병증이 많아질수록 심리적 부담도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용량-반응 관계(dose-dependent relationship)가 확인됐다.
왜 합병증이 늘어나면 우울과 불안도 함께 증가할까?
연구진은 여러 원인이 동시에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합병증이 생기면 통증과 신체 기능 저하가 발생하고 병원 방문과 약물 복용도 늘어난다. 시력 저하나 당뇨발처럼 일상생활을 크게 제한하는 합병증은 독립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우울과 불안이 심하면 약을 제때 복용하지 않거나 식사·운동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혈당 관리가 나빠지면 합병증이 더 악화되고, 다시 심리적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즉, 합병증과 정신건강은 한쪽이 다른 한쪽에 영향을 주는 양방향 관계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혈당 수치보다 합병증 자체가 더 큰 영향을 보였다
연구에서는 당화혈색소(HbA1c)가 높을수록 심리적 부담도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요인을 함께 고려한 분석에서는 혈당 수치보다 만성 합병증의 개수가 더 강한 관련성을 보였다.
이는 현재의 혈당 수치보다 오랜 기간 축적된 질병 부담이 정신건강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혈당 관리만 잘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발생한 합병증에 대한 관리와 심리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당뇨병 치료는 심리 상담까지 포함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의 정신건강 평가를 정기 진료의 일부로 포함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특히 망막병증이나 신장병, 당뇨발 등 만성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우울증만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당뇨병 관련 스트레스까지 함께 평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내분비내과 전문의뿐 아니라 정신건강 전문가, 간호사, 당뇨병 교육자가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관리가 환자의 삶의 질과 치료 결과를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확인해야 할 점도 남아 있다
이번 연구는 단면 연구이기 때문에 합병증이 심리적 문제를 만들었는지, 아니면 심리적 문제가 합병증을 악화시켰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또한 몽골의 한 의료기관에서 시행된 연구여서 모든 국가의 당뇨병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심리 상태 역시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이 아니라 검증된 설문도구를 이용해 평가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장기간 환자를 추적하는 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몸과 마음을 함께 관리해야 당뇨병 치료도 좋아질 수 있다
당뇨병은 혈당만 관리하는 질환이 아니다. 질병이 오래 지속되고 합병증이 늘어날수록 환자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합병증이 많은 환자일수록 우울, 불안, 당뇨병 관련 스트레스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따라서 당뇨병 치료의 목표는 혈당 수치를 낮추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환자의 마음 건강까지 함께 살피는 통합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때 치료 지속성과 삶의 질 모두를 높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Khuyag, T., Narmandakh, B., Ider, B., Bor, A., Byambasukh, O., & Zuunnast, K. (2026). Dose-Dependent Association Between Chronic Complication Burden and Multi-Psychosocial Conditions in Adults with Diabetes. Psychiatry International, 7, 175. https://doi.org/10.3390/psychiatryint70401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