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CBT와 대면 CBT, 효과는 정말 다를까? 대학생 불안·우울 연구가 보여준 결과
4주간의 집단 인지행동 심리교육은 온라인과 대면 모두에서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
최근 브라질 산타카타리나 연방대학교(Universidade Federal de Santa Catarina) 연구진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대면 방식의 인지행동치료(CBT) 기반 집단 심리교육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Psychiatry International에 게재됐으며,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두 방식 모두에서 유의하게 나타났고 전달 방식에 따른 큰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학업 부담, 취업 준비, 경제적 어려움, 인간관계 등 여러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는 학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상담센터나 정신건강 서비스는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은 온라인 심리 프로그램이 실제로 대면 프로그램만큼 효과적인지가 중요한 연구 과제가 됐다.
대학생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는 현재 가장 근거가 탄탄한 심리치료 가운데 하나다. 사람의 생각과 감정, 행동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보다 현실적이고 건강한 방식으로 바꾸도록 돕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장기간 개인 상담을 받기는 쉽지 않다. 비용과 상담 인력 부족, 예약 대기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명이 함께 참여하는 집단 심리교육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프로그램은 지역과 이동의 제약을 줄일 수 있어 향후 정신건강 서비스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104명의 대학생이 4주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구에는 브라질 공립대학교 학부생과 대학원생 104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는 무작위 배정은 아니었으며 일정과 운영 상황에 따라 온라인 그룹과 대면 그룹으로 나뉘었다.
프로그램은 총 4주 동안 진행됐으며 매주 90분씩 집단 교육이 실시됐다. 교육 내용은 CBT 핵심 원리를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감정과 사고의 관계를 이해하고 왜곡된 사고를 찾아 수정하는 방법을 배우는 한편, 우울과 불안을 다루는 전략, 호흡과 이완 훈련, 스트레스 관리, 문제 해결 기술, 수면 위생 등을 익혔다. 또한 매주 과제를 수행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감정과 사고를 기록하고 새로운 대처 방법을 반복적으로 연습했다.
연구진은 프로그램 시작 전과 종료 후 DASS-21, BDI-II, HAM-A 등 국제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심리평가 도구를 이용해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했다.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 모두 의미 있게 감소했다
연구 결과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모든 주요 지표가 프로그램 이후 뚜렷하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우울, 불안, 스트레스 점수는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효과크기(effect size) 역시 중간에서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DASS-21에서는 평균적으로 중등도 수준이던 증상이 프로그램 종료 후 경도 수준으로 낮아졌다. BDI-II 우울 척도와 HAM-A 불안 척도 역시 동일한 방향의 결과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실시한 두 차례 평가에서는 증상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즉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좋아진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진행된 이후에 변화가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물론 이번 연구는 대조군이 없는 준실험 연구였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완전히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증상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온라인과 대면 프로그램의 효과 차이는 거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상담은 대면보다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온라인 참가자와 대면 참가자 모두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 감소 폭이 매우 비슷하게 나타났다. 통계 분석에서도 전달 방식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대부분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동일한 CBT 프로그램이라면 반드시 같은 공간에서 진행하지 않아도 상당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온라인 환경에서도 집단 응집력과 상호 지지, 소속감 같은 요소가 어느 정도 유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급속히 확산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중도 탈락률이 더 높았다
다만 온라인 방식이 모든 면에서 우수했던 것은 아니다. 연구에서는 온라인 참가자의 중도 탈락률이 약 70%로 나타났으며 대면 그룹은 약 38%였다. 즉 온라인 프로그램은 효과는 비슷했지만 끝까지 참여하도록 유지하는 데는 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온라인 환경에서는 집중력 저하, 일정 관리, 동기 유지 등의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온라인 심리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는 참여 지속률을 높이는 전략이 함께 개발될 필요가 있다.
짧은 심리교육도 정신건강 관리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프로그램이 단 4회만 진행됐다는 점이다. 장기간 치료가 아닌 비교적 짧은 교육만으로도 의미 있는 증상 감소가 확인됐다는 것은 대학 상담센터나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특히 상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여러 명이 동시에 참여하는 집단 프로그램이 대기 시간을 줄이고 보다 많은 사람에게 초기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방식까지 활용하면 지역이나 이동의 제한 때문에 상담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이번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도 존재한다. 우선 참가자를 무작위로 배정하지 않았고 비교 대상인 대조군도 없었다. 또한 프로그램 종료 이후 장기적으로 효과가 얼마나 유지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온라인 그룹에서 높은 탈락률이 나타난 점 역시 실제 서비스 운영에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무작위 대조 연구와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이번 결과를 더욱 확실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대학 정신건강 서비스의 접근성을 넓힐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
이번 연구는 온라인 심리교육이 단순한 임시 대안이 아니라 실제 정신건강 관리 방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 역시 대학 상담센터의 예약 대기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모든 학생이 개인 상담을 받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짧은 CBT 기반 집단 프로그램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지방 거주 학생이나 시간 제약이 큰 대학원생, 직장인 학생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중증 우울증이나 자살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비교적 간단한 심리교육만으로도 많은 대학생의 정신건강을 개선할 수 있으며, 온라인과 대면이라는 전달 방식보다 프로그램의 내용과 지속적인 참여가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대학과 공공기관에서 이러한 근거 기반 프로그램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된다면 정신건강 서비스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Assumpção, F., Oltramari, G., França, G. H. B., Dias, N. M., & Lopes, F. M. (2026). Comparing Digital and In-Person CBT-Based Group Psychoeducation for Anxiety, Depression, and Stress in University Students: A Quasi-Experimental Study. Psychiatry International, 7, 162. https://doi.org/10.3390/psychiatryint70401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