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교육 과정에서 우울 증상이 중요한 이유



의대생과 전공의는 과도한 학업 부담, 장시간 근무, 임상 실습, 환자 돌봄에 따른 정서적 부담을 동시에 경험하는 집단이다. 기존 연구에서도 의대생과 전공의의 우울 증상 유병률은 일반 인구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됐지만, 어떤 건강행동이 정신건강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는지는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번 에콰도르 연구는 운동이나 식습관 같은 전통적인 생활습관뿐 아니라 긍정적 사고, 스트레스 조절, 낙관성 등 인지·정서적 특성까지 함께 평가했다. 연구진은 건강행동을 하나의 총점으로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한 식습관, 예방 행동, 긍정적 마음가짐, 건강 실천의 네 영역으로 나눠 우울 증상과의 독립적인 연관성을 비교했다.


참가자의 47.7%가 우울 증상 기준을 충족했다

700명 가운데 334명인 47.7%가 PHQ-9 점수 10점 이상으로 나타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우울 증상 선별 기준을 충족했다. 연구 참가자는 의대 학부생 393명과 전공의 307명으로 구성됐으며, 전체 참가자의 연령 중앙값은 24세였다.

우울 증상이 있는 참가자의 건강행동검사(HBI) 총점 중앙값은 68점으로, 우울 증상이 없는 참가자의 77점보다 낮았다. 건강한 식습관, 예방 행동, 긍정적 마음가짐, 건강 실천 등 네 하위영역의 점수도 우울 증상이 있는 집단에서 모두 유의하게 낮았다.

우울 증상 기준을 충족한 참가자는 상대적으로 더 젊었고 여성과 의대 학부생의 비율이 높았으며, 동반질환을 보고한 비율도 높았다. 다만 이러한 집단 간 차이만으로 특정 요인이 우울 증상의 원인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으므로, 연구진은 여러 인구학적·학업적 변수를 함께 고려한 회귀분석을 추가로 시행했다.


긍정적 마음가짐이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긍정적 마음가짐 점수가 1점 높아질 때마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우울 증상을 보일 오즈는 약 21% 낮았다. 연령, 성별, 동반질환, 야간근무, 흡연, 종교활동, 학습시간 등의 변수를 보정한 분석에서 긍정적 마음가짐의 조정 오즈비는 0.79였고, 95% 신뢰구간은 0.74~0.84였다.

건강한 식습관, 예방 행동, 긍정적 마음가짐, 건강 실천을 각각 따로 분석했을 때는 네 영역 모두 우울 증상과 역의 연관성을 보였다. 그러나 네 영역과 다른 관련 변수를 동시에 투입한 다변량 분석에서는 긍정적 마음가짐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독립적 연관성을 유지했다.

건강행동검사 전체 점수도 우울 증상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HBI 총점이 1점 높아질 때마다 우울 증상 선별 기준을 충족할 오즈는 약 6% 낮았으며, 조정 오즈비는 0.94, 95% 신뢰구간은 0.93~0.95였다.


긍정적 마음가짐이 의미하는 인지·정서적 특성

이번 연구에서 긍정적 마음가짐은 단순히 항상 기분을 좋게 유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HBI의 긍정적 마음가짐 영역은 스트레스와 긴장을 줄이려는 행동, 부정적인 상황을 조절하는 방식,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 등 감정조절과 인지적 대처에 가까운 특성을 평가한다.

긍정적 마음가짐은 낙관성, 회복탄력성, 인지적 재평가와 유사한 개념을 포함한다. 의대생과 전공의처럼 지속적인 학업·임상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집단에서는 상황을 해석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식이 심리적 부담과 밀접하게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긍정적 마음가짐을 개인의 의지나 책임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의료 교육 과정의 과도한 업무량, 수면 부족, 평가 압박, 지원체계 부족과 같은 구조적 환경도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개인 대상 교육과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연구진이 데이터를 분석한 방법

연구진은 2025년 2월 13일부터 3월 31일까지 에콰도르의 한 사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의대생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시험 기간의 일시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일반적인 학기 중에 자료를 수집했으며, 완성된 설문 700건을 최종 분석에 포함했다.

우울 증상은 최근 2주간의 증상 빈도를 평가하는 9개 문항의 PHQ-9으로 측정했다. PHQ-9 점수는 0점부터 27점까지이며, 연구진은 10점 이상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우울 증상에 대한 양성 선별 기준으로 사용했다.

건강행동은 총 24개 문항으로 구성된 Health Behavior Inventory로 평가했다. HBI는 건강한 식습관, 예방 행동, 긍정적 마음가짐, 건강 실천의 네 하위영역으로 구성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더 건강한 행동과 인지·정서적 태도를 자주 실천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연구진은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이용해 건강행동 점수와 우울 증상 선별 결과의 연관성을 계산했다. 분석 과정에서는 연령, 성별, 동반질환, 야간근무, 흡연, 종교활동, 학습시간, 자녀 유무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보정했다.


여성, 젊은 연령과 동반질환도 우울 증상과 연관됐다

24세 미만 참가자는 24세 이상 참가자보다 우울 증상 선별 기준을 충족할 오즈가 약 1.92배 높았다. 여성은 남성보다 약 1.74배, 동반질환이 있는 참가자는 동반질환이 없는 참가자보다 약 1.67배 높은 오즈를 보였다.

이 수치는 특정 개인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을 직접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집단 간 오즈의 상대적 차이를 의미한다. 또한 관찰연구에서 확인된 연관성이므로 성별, 연령 또는 동반질환이 우울 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의학교육과 정신건강 지원에 주는 의미

이번 연구는 의대생과 전공의의 정신건강 지원에서 식사, 운동, 수면 같은 생활습관뿐 아니라 감정조절과 스트레스 대처 방식도 함께 다룰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긍정적 마음가짐이 다른 건강행동 영역을 보정한 뒤에도 우울 증상과 독립적으로 연관됐다는 결과는 인지·정서적 지원의 잠재적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의과대학과 전공의 수련기관은 마음챙김, 인지행동 접근, 회복탄력성 훈련, 스트레스 관리, 동료 지원 프로그램 등을 기존 학생지원 체계에 포함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프로그램은 상담 접근성 확대, 적정 업무시간, 휴식 보장, 평가 부담 완화 같은 구조적 개선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완하는 수단이어야 한다.

PHQ-9 선별 기준을 충족한 참가자가 47.7%에 달했다는 결과는 의료인 교육기관에서 조기 선별과 전문적인 정신건강 지원체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선별검사는 진단 자체가 아니므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나 전공의에게는 추가 평가와 적절한 상담·치료 연계가 필요하다.


연구 결과를 인과관계로 해석할 수 없는 이유

이번 연구는 한 시점에서 긍정적 마음가짐과 우울 증상을 동시에 측정한 단면연구이다. 따라서 긍정적 마음가짐이 우울 증상을 줄였는지, 우울 증상이 적은 사람이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기 쉬웠는지, 또는 두 방향이 동시에 작용했는지를 구분할 수 없다.

긍정적 마음가짐을 측정하는 일부 문항과 우울 증상은 개념적으로 가까울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PMA와 정서 상태 사이의 개념적 중복이 관찰된 연관성을 일부 강화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결과를 보호 효과의 증거가 아니라 통계적 연관성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주요 한계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한계는 단면 설계로 인해 시간적 선후관계와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긍정적 마음가짐을 강화하는 중재가 실제로 우울 증상을 낮추는지는 무작위 대조시험이나 장기간 추적연구를 통해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연구가 에콰도르의 한 사립대학교에서 시행됐다는 점도 결과의 일반화를 제한한다. 전공의는 여러 도시와 의료기관에서 모집됐지만, 다른 국가나 공립대학, 교육환경이 다른 기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건강행동과 우울 증상은 모두 자기보고식 설문으로 평가됐기 때문에 기억 오류와 응답 편향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연구에 사용된 스페인어판 HBI는 문항 이해도를 확인하는 예비조사를 거쳤지만, 해당 집단에서 요인구조와 검사·재검사 신뢰도 등을 포함한 정식 심리측정학적 검증은 시행되지 않았다.

기존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참가자를 제외하지 않았다는 점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정신건강 문제가 있던 참가자가 PHQ-9 점수와 긍정적 마음가짐 점수에 동시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기존 진단과 치료 여부를 더 세밀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향후 연구가 확인해야 할 내용

향후 연구에서는 여러 대학과 병원을 포함한 다기관 표본을 장기간 추적해 긍정적 마음가짐과 우울 증상의 시간적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학부생과 전공의, 수련 단계, 성별, 근무환경에 따라 연관성이 달라지는지도 세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 마음가짐과 감정조절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의 효과는 무작위 중재연구로 검증해야 한다. 마음챙김, 인지행동 훈련, 동료 지원, 회복탄력성 교육이 실제 우울 증상 감소로 이어지는지뿐 아니라 효과의 지속기간과 부작용, 참여율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긍정적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A. 긍정적 마음가짐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건설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적응적으로 대처하려는 인지·정서적 성향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HBI의 6개 문항으로 긍정적 사고와 스트레스 조절 행동을 평가했다.


Q. 긍정적 사고가 우울증을 예방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나?
A. 이번 연구는 긍정적 마음가짐과 낮은 우울 증상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지만 인과관계는 증명하지 못했다. 긍정적 마음가짐이 우울 증상을 줄였는지, 우울 증상이 적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한 것인지는 후속 종단연구가 필요하다.


Q. 연구 참가자 가운데 우울 증상이 있는 비율은 얼마였나?
A. 의대생과 전공의 700명 가운데 334명인 47.7%가 PHQ-9 10점 이상으로 나타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우울 증상 선별 기준을 충족했다.


Q. 긍정적 마음가짐 점수가 높으면 우울 증상 가능성이 얼마나 낮았나?
A. 다른 건강행동과 관련 변수를 보정한 분석에서 긍정적 마음가짐 점수가 1점 높아질 때마다 우울 증상을 보일 오즈는 약 21% 낮았다. 조정 오즈비는 0.79였고 95% 신뢰구간은 0.74~0.84였다.


Q. 식습관과 운동은 우울 증상과 관련이 없었나?
A. 건강한 식습관과 전반적인 건강 실천은 개별 분석에서는 낮은 우울 증상과 연관됐다. 그러나 모든 건강행동 영역을 동시에 고려한 분석에서는 긍정적 마음가짐만 독립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유지했다.


출처

Sánchez, X., Carrera, P., Cortez, M. D., Cruz, A., & Merchán, I. (2026). Positive mental attitude and depressive symptoms among medical students and residents: A cross-sectional study. PLOS ONE, 21(7), e0354032.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54032